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 - 토머스 조이너
원제는 Why people die by suicide
아마 교보문고에서 파격가 세일 할 때 잠깐 정신을 놓고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집어 넣었다가 결제 직전에 극적으로 정신을 차려서 주문하지 않고 그냥 읽고싶은 책 목록으로 옮겼던 책이었던것 같다.
읽기전 내가 기대했던 내용은 내가 가진 10대 의문 중 하나인 '동물도 자살 하는가?'와 비교해서 인간의 자살을 설명 한 책이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잠깐 나온다. 결론적으로 차이를 내가 이해 할 수 있게 해주진는 않았다.
이 책은 쉽게 풀어쓴 논문 같은 느낌이어서 안그래도 매일 읽는 텍스트는 논문인데, 또 논문을??!! 이라는 생각이 기저에 있었는지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이었다. 덕분에 도서관에 연체가 15일이나 되었다. 15일 연체 했는데 반납독촉 전화를 전방위적으로 하셔서.. 원래 도서관 규정이 15일이면 그렇게 연락을 하시는건지 잘 모르겠다. 아니면 제목이 제목인지라 걱정이 되셔서 그랬나 싶기도 하고.
학교에서 하지 말라는 행동을 자세하게 제시할때 습득하는 하면 안되는 행동의 방법 (예를들어 볼마우스의 볼을 빼서 갖고 놀다가 버린다. 나는 이걸 상상도 하지 않았는데, 수업 첫 시간 남자중학교에서 처음 전근오신 선생님이 우리에게 경고를 하셨고.... 나는 완전 번뜩이는 아이디어다!! 라고 하며 볼을 빼서 가졌다.)을 알려주는 것과 같은 책이다. 별 생각이 없는 사람들에겐 별 내용이 아니고, 간절히 어떤 방법을 강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지도서가 되지 않을까.
"거의 300년 전, 볼테르는 카토의 자살을 묘사하면서 이 책이 제시하는 이론모델의 측면들을 미리 보여주었다. 볼테르의 언명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자살행동에대한 두려움이 없으며 효능감과 유대감이란 면에서 살아야 할 의미를 찾기 못하는 사람만이 자연 최강의 본능을 뛰어넘을 수 있다.
이 책은 어떤 사람들로 하여금 치명적인 자해 능력을 습득하도록 하고 또 그것을 사용하지 않을 이유를 찾을 수 없도록 하는 그 비극적인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있다." p273-274
Commit a suicide는 쉽게 입밖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자살이라는 단어는 목을 울려서 소리내어 말하기가 아직은 꺼려지는 단어인것 같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임을 지금 알아차렸음.
초반에 심리통이라는 고통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이것이 나의 끔찍함과 좀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싶어서 검색을 했는데 심리통이라 검색을 하면 이 책이 다시 검색되는 걸로 봐선 심리학에서 흔히 사용 되는 용어는 아닌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내가 심리상담을 받을 때 만약 그 시기를 놓쳤거나,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했다면 지금쯤 또 다른 선택지를 선택한 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어떤 돌아 올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았을까. 그게 좋은건지 이게 좋은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때의 선택, 무슨 생각으로 내발로 걸어가서 상담센터를 찾았는지는 기억이 잘 안난다. 그맘때의 기록도 거의 없다. 가능하다면 그때의 녹취록을 보고싶다. 영남대에 고마운점이 몇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반년넘게 매주 심리상담의 기회를 준 것이 아닐까.
한 100페이지 까지는 새로운 내용이고, 그 뒤로는 반복해서 앞에서 한 이이기를 풀어낸다. 그러니까 안 읽어도 괜찮은 책인데, 굳이 읽으려면 100페이지까지는 읽어 볼 만 함. 그 뒤로는 그 시간에 영화를 한편 보는게 훨씬 좋다.
영화나 보러 가야겠다.
아래는 이 책을 한참 읽을때 옮겨 적은 책의 내용과 생각. 지금은 또 생각이 바뀐것 같다(=별 생각이 없다.)
삶이 그대를 만족시키는가? 그러면 살아라. 아닌가? 그러면 본래 떠나왔던 곳으로 돌아가라. 커다란 보상은 필요없다. 작은 상처만으로 자유를 획득할 수 있다. 삶의 요구에 구속되는 것은 나쁜 일이라고들 하지만, 사실은 삶의 요구라는 건 없다. 신들에게 감사컨대, 그 누구도 살기를 강요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