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 굿 걸 (Very Good Girls, 2013)
*첫대사: I can't do it / No you can - 몸소 일반 비치를 누드비치로 만들어 주는 릴리와 제리 게다가 예쁨. 하.. 현실이여.
엘르페닝 나오는줄 알았는데 다코다패닝이었음. 미안합니다 자매들이여.
실비아 플라스 시를 릴리가 잠깐 읽는다. 한국어로 번역된 제목은 "아빠"인데 시의 일부만 읽는다. 이 시의 압권은 사실 맨 마지막의 아빠 이 개자식인데..... 통통한 갈매기가 나온다. 나는 언제 쯤 갈매기와 투샷을 찍을 수 있을까. 다코다 패닝이 정말 하얗다. 정말말말말말.. 내 머리속에선 아엠샘 이미지에서 그렇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이젠 독립된 두 인물로 생각해도 되겠다. 목소리도 마음에 듦. 화요일엔 아이스크림이 잘 안팔린다고 한다.
아빠의 불륜을 목격하고, 엄마의 슬픔을 헤아려 줄 수 없고, 친구의 감정을 들어 줄 수 없고, 나의 감정도 들어 줄 수 없는. 무능한 상태.
대구말로 "어쩌겠노 싶다" 나도 데이빗이 좋고, 데이빗은 나를 좋아하고, 제리는 놓칠 수 없는 친구고. 힝....... 살면서 제리의 입장이 된 적이 있었는데, 데이빗과, 릴리의 관계와 같은 관계를 알고 나서 나로서는 릴리를 비난 할 수는 없었다. 그냥 깨끗이 물러서는게 데이빗과, 릴리와의 관계를 그나마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는것.. 그걸 선택했던것 같다. 수성못 10바퀴(20km) 한번에 돌고나서 내린 결론. 그런데 지금은 릴리와도, 데이빗과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 않다. 다 부질없었음. 관절만 닳지 않았나 싶네...ㅋㅋㅋ'
@CGV대구 2관 D7
참고
1. 실비아 플라스의
"아빠"
당신은 하지 마, 당신은 하지 마
이제는, 검정 구두가 아니야
나는 그걸 삼십 년이나 발처럼
신고 다녔지, 초라하고 창백한 얼굴로,
감히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재채기도 못하면서.
아빠, 나는 당신을 죽여야 했지.
당신은 내가 그러기 전에 죽었지.
대리석처럼 무겁고, 신으로 가득 찬 자루,
샌프란시스코의 물개처럼 크고
잿빛 발가락 하나가 달린 무시무시한 조각상
아름다운 노셋 앞바다로
강낭콩 같은 초록빛을 쏟아내는
변덕스러운 대서양의 곶처럼 거대한.
나는 아빠를 되찾으려고 기도를 하곤 했지.
오 아빠.
전쟁, 전쟁, 전쟁의
굴림대로 납작하게 밀린
폴란드 마을에서, 독일어로.
하지만 마을의 이름은 평범하지.
내 폴란드 친구는
비슷한 이름이 열두 개 아니 그보다 많이 있다고 말하지.
그래서 나는 결코 당신이 어디에 발을 내딛는지,
뿌리를 내리는지 말할 수 없고,
당신에게 말을 걸 수도 없지.
혀가 턱 안에 박혀서 꼼짝도 않지.
혀는 가시철조망의 덫 안에 박혀 있지.
나, 나, 나, 나,
나는 말을 할 수 없지.
나는 모든 독일인은 아빠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음란한 언어
유대인처럼 나를 실어 나르는
기차, 기차.
다하우, 아우슈비츠, 벨젠으로 가는 유대인.
나는 유대인처럼 말하기 시작했지.
나는 내가 유대인일지도 모르다 생각하지
티롤의 눈, 비엔나의 깨끗한 맥주도
아주 순수하거나 진짜라고 할 수 없지.
내 집시 혈통과 기이한 운명과
내 타로 카드 점괘, 내 타로카드 점괘를 보면
나는 약간은 유대인이지.
나는 항상 당신을 두려워 했지.
독일 공군과 난해한 언어를 지닌 당신을,
말끔한 구레나룻과
아리안 족 혈통의 밝고 파란 눈동자를.
장갑차 조종사, 장갑차 조종사. 오 당신.
신이 아니라 나치의 만자가
아주 까맣게 덮고 있어서 하늘이 뚫고 나올 수 없었지.
모든 여성은 파시스트를 숭배하지,
얼굴에 있는 장화 자국과 당신처럼
잔인한 사람의 잔인한 잔인한 심장을.
아빠, 내 사진 속에서,
당신은 칠판 앞에 서 있지,
발이 아니라 턱에 움풀 팬 절개가 있지만
그것 때문에 덜 악마적인 건 아니지, 아니지
덜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아니지
내 예쁜 붉은 심장을 두 개로 찢어놓은 악마.
그들이 아빠를 땅에 묻었을 때 나는 열 살이었지.
스무 살 때 나는 죽으려 했고
당신에게 다시, 다시, 다시 돌아가려 했지.
뼈라도 되돌아가리라 생각했지.
하지만 그들은 나를 자루에서 끄집어내어
접착제로 붙여놓았지.
그리고 그때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았지.
나는 당신의 모델을 만들었지,
악마의 표정으로 고문 형틀을 좋아하는
검정 옷을 입은 남자.
그리고 나는 그렇게 하겠다고,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지.
하지만 아빠, 이제 완전히 끝났지.
검은 전화기는 뿌리째 뽑혀서,
목소리가 기어 나오질 못하지.
내가 한 사람을 죽인다면, 나는 둘을 죽이는 셈이지.
자기가 아빠라고 말하며,
내 피를 일 년 동안 빨아 마신 흡혈귀,
사실을 말하자면, 칠 년 동안.
아빠, 이젠 돌아누워도 돼요.
당신의 살찐 검은 심장에 말뚝이 박혀 힜지.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당신을 조금도 좋아하지 않았지.
그들은 춤추면서 당신을 짓밟지.
그들은 그것이 당신이라는 걸 언제나 알고 있었지.
아빠, 아빠, 이 개자식. 나는 다 끝났어.
1962년 10월 12일
-마음산책에서 출판하고 박주영교수가 옮긴 실비아 플라스 시 전집의 내용을 옮겨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