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것

19금영상

마이토 2014. 6. 5. 20:42

어제 총선거일을 맞이하여 영화를 한편 보기로 했다. 투표는 이날 열심히 놀기 위해 기록적인 5월 더위: 37.5도를 뚫고 지난 토요일 마쳐놓은 상태. 실험실 일을 일찍 끝내고 시내에 영화를 보기위해 나갔는데, 투표권은 없지만 휴일을 즐기는 듯한 초,중,고등학교 아이들이 많이 있어서 순간 긴장했다. 패스트 푸드점에도 바글바글, 영화 매표소 앞에도 바글바글했다. 가뜩이나 사람 많은 곳에 가면 긴장되고 정신이 반쯤은 나가버리는데, 게다가 아이들이라니. 나는 6개월부터 15세의 아동 및 청소년이 무섭다. 요기를 위해 패스트 푸드점 구석에서 햄버거를 먹으면서 '영화보는데 아이들 많으면 어쩌지'라고 걱정을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보는 영화가 청소년 관람불가(청불)이었다. 얏호. 그렇다. 나는 어느순간 커서 청불정도는 아무런 생각, 아무런 거리낌없이 가볍게 볼수있는 어른이가 되었다.

 합법적으로 청불을 볼 수 있게 된지도 어언 8년이 되었지만 사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아무런 생각없이 청불을 보게 된것은 얼마 되지 않은것 같다. 대학교 1학년 1학기 필수 교양과목이었던 결혼과 가족시간에 할머니 강사분이 하셨던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물론 정확한 대사는 아니고 대략적인 상황이지만 혼전순결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물어보면서 '여러분은 지금은 20살이어서 성적인 관계에 대해 보수적이지만 그런 태도는 대학교 졸업하기 전에 깨질것.'이라고 그 당시에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술술 하셔서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그 할머니 강사의 말대로 정말 그렇게 생각이 흘러 갔다.

 나는 전혀 성장하지 않았더라도, 계속해서 매체에 노출되다보니 이제는 섹스와 같은 단어와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는 거리낌과 죄책감이 없어진것 같다. 그러나 거리낌없이 말하다 보면 듣는이들이 불편해 하는 경우가 있어서 신경을 써서 오히려 자제하는 편. 하지만 좀 더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 식욕, 수면욕 다음으로 가장 본능적인것이 아닐까. 나를 몇년간 모니터링 해 본 결과 굉장히 호르몬을 타는 욕구인것 같다. 종종 내가 나를 바라볼때 가장 놀라는 부분이기도 함. 확실히 이성만으로는 통제하기 힘든 부분.

 여기서 이 말을 쓰기위해 글을 이만큼 늘려 왔는데. 20대 초만 해도 19금 영상을 보면 죄책감에 시달리거나, 나 미친거 아냐? 이런 걱정으로 가득 찼는데(심지어 종교도 없는데), 이제는 보고싶으면 보는것이고, 보기싫으면 보지 않는것(나는 호, 불호가 주로 호르몬에 의존한다.)으로 바뀌었다는것,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도 청불이건 아니건 신경쓰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는것. 그런데 청소년을 물리치기 위해서 청불이 더 좋다는것!! 사람은 아주 근본적인 요소를 제외하고 끊이없이 바뀌는것 같다. 좋은 방향이건 나쁜방향이건. 그런의미에서 다음달에 개봉하는 님포매니악이 좀 기대 된다...................... 호르몬과 내가 궁합이 잘 맞는날 보러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