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보겠습니다 - 황정은
황정은 작가의 목소리는 내가 좋아하는류의 목소리여서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가 도서관에 반납서가에 얹힌 책(여기서 주로 책을 사냥한다)을 보고 황정은 작가가 쓴 책이길래 아무런 정보없이 집어 들었다. 비교적 신간이어서 놀랐음. 목소리를 알고 있지만 캐릭터들이 뚜렸해서 작가의 목소리로는 읽어내려가지 않았다.
소라, 나나, 나기, 나나의 이야기가 차례대로 나온다.
같은 사건에 대해서 서술하기도 하고, 조금 다른 시점의 사건에대해서 서술하기도 하는데, 정상에 대한 반문을 하는 이야기랄까, 일어 날듯 하면서도 잘 보지/보이지 않는 삶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같다. 각자의 삶을 현미경적으로 자세하게 바라보면 동일한 삶이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겠지만, 흔히들 말하는 정상범주 밖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좋다. 어쩌면 내가 바라는 삶이 '정상범주'의 카테고리는 아닐것 같아서.
나기의 이야기에서 의외의 요소가 있었는데, 너에대한 이야기를 할 때였다. 그렇게 끊임없이 내쳐짐, 대놓고 비난, 비웃음, 폭력을 당해도 그렇게 한결같은 너에대한 갈망은 무슨 단어로 표현 할 수 있을까. 나기가 너를 처음 봤을때 처럼 나도 눈을 뗄수가 없었다. 수업시간에도 쉬는시간에도 집에가서도 늘 너를 보고/ 보고싶고 했었는데, 가끔 내가 뒤에 앉아 있을 때 너를 뚫어지게 보고 있다가 뒤돌아 볼때 나를 봐 줬으면 하는 생각과 이렇게 끊임없이 쳐다보고 있어서 싫어하지는 않을까 하는 분열적인 걱정도 많이 했었다. 문득 궁금해진다. 제 3자가 그런 나를 보면 어떤 느낌일까, 좋아한다는게 보였지는 않을까...
201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