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것(영화)/2015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す一ちゃん まいちゃん さわ子さん, Sue, Mai & Sawa: Righting the Girl Ship, 2012)

마이토 2015. 5. 3. 23:13
감독: 미노리카와 오사무
첫 대사: 카페라떼 아니, 모카요, 모카 뜨깁게요, 사이즈는 그란데요, 아니 톨로요.(아마 스짱 앞에 줄 서 있던 남자가 한번에 깔끔하게 메뉴선택을 못하는 장면)


볼까말까 하다가 한번 보내고 다시 시간과 기회가 생겨서 봤는데, 원래 뒤에 보기로 했던 추억의 마니를 안봐도 될 정도로 괜찮았다. 원작 만화가 있다는 사실도 개봉하고 나서 알았고 그게 그렇게 베스트 셀러 아니 밀리언셀러가 되었다던데 그것도 잘 몰랐다. 그리고 이런 내용인줄도 몰랐음..... 원제가 스짱, 마이짱, 사와코상인데 우리나라 번역제목도 마음에 든다.(왜 이렇게 긍정적 포스트가 되어가고 있는가.)


요즘 내가 걱정하는 문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물론 해답은 없다. 해답을 바란것은 아니니.. 다만 나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지구상에 나 혼자일까 하는 무서움이 있는데 그것이 아님을 그리고 영화를 같이 본 관객들의 반응으로봐선 내 생각이 아주 비주류의 생각은 아닌가보다 하며 좀 위안을 받았다.


지금 내가 바라보고 있는 유일한 삶의 목적은 학위이고 이것이 끝나면 직장을 잡는 것이지 결혼은 아니다. 그런데 한국 그리고 일본의 많은 여성들은 결혼도 또 하나의 목적이 되어야만하고 많은 것을 내려놓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데, 지금 상황에서 결혼을 해 버리면 30년간 구축해온 '나' 라는 존재가 고스란이 공중분해 되는 느낌이 아닐까 싶었는데 마이짱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되어버렸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인생상을 한 사람은 스짱의 카페 사장님이다. Sassy 해 보이는 싱글맘. 능력도 있고 필요한곳에만 그리고 대부분의 에너지를 나를 위해 사용하면서도 자식도 있다.. 그렇게 살고 싶다. 계속 살아야 한다면.


원작과 영화가 얼마나 비슷한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적 요소보다는 이야기가 좋았다. 원작을 봐야 하나 싶지만 귀찮음으로 패스.


@동성아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