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것(영화)/2015

인히어런트 바이스(Inherent Vice, 2014)

마이토 2015. 5. 17. 22:45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첫 대사: 그녀는 언제나 처럼 길을 건너 골목을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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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약을 빨면 일단 100점 만점에서 50점을 따고 들어간다. 거기에 와킨 피닉스 같이 좋아했던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이 또 나오면 플러스, 예쁜여자 나오면 플러스, 미국빠여서 미국 배경이면 플러스. 알 수 없는 내용이면 또 플러스. 상영중 이벤트가 생기면 또 플러스.


토머스 핀천의 원작소설을 성실하게 옮긴 영화라고 한다. 그 책이 얼마나 난해한지는 모르겠으나 이걸 이렇게나 성실하게 잘 영화화해서 고맙다고 이야기 하고 있는것 같아서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 보고 싶다. 토머스 핀천은 샐린저 처럼 은둔하지만 종종 깜짝이벤트를 해 주는 미국 소설가로 유명한것 같은데, 심슨가족에서 목소리 출연도 해주기도 하고 그런것 같다. 나는 사실 처음에 Gone Girl을 만든 데이비드 핀처이랑 헷갈렸다.

성이 '핀'씨여서..ㅋㅋㅋ


60년대에 프랑스를 비롯하여 미국에서도 풍요후에 오는 폭풍을 맞이하는 시기가 있었던듯 한데, 이때 히피가 생겼고, 약을 엄청나게 하는 무리가 있었던것 같다. 영화의 배경은 70년대. 60년대 히피로 살았던 닥이 이른바 철들지 못하고 70년대를 맞이하여 체험하는 고난 이라고 할까. 그런데 감독은 70년대 생이라고 함. 계속 알아봐야지 하면서 미루고 있는 68혁명과 누벨바그와 더불어 히피문화 항목이 생겼다.


인물이 끊임없이 등장하는데, 계속 사람이 등장할 때 마다 하는 묘사나 약간의 연결고리들이 엄청 재미있는 요소였다. 나중에는 새로운 사람이 등장하면 너무 좋아서 소리내어 웃었음. 평소에 이런식으로 약한 연결고리를 만들어가며 사물을 관찰하고 이런 고리를 발견하는걸 좋아하는데 영화에서 이걸 하고 있으니까 더 좋았다.


마리화나를 하면 퀘퀘한 고유의 냄새가 난다고 하던데, 영화에서 어쩐지 그 냄새가 나는 것 같을 정도로 하루종일 약을하거나 눈이 빨갛게 되어서 제정신이 아닌데 이런것도 너무 좋다. 정말 정말. 죽기전에 약을 한번 해 봐야 할텐데 내 일상은 너무 단조롭다.


닥의 구여친으로 나오는 캐서린 워터스톤을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예쁘다. 영화중에 서양여자들은 몸이 참 길구나, 저 몸에 같은 기능을 하는 장기들이 들어 있는데 들어갈 자리 많아서 장기들이 참 편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키가 180이라고 함.


이 영화가 나를 매료시킨 것은 끊임없이 던져지는 떡밥과 주워 담을수 없는 떡밥은 폭파된다가 아닐까... 떡밥이 폭파 된걸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나서 알게되고 완전 신남. 이걸 보고나서 들었던 느낌은 <죽어도 해피 엔딩>에서 꼬이고 꼬이는 상황을 풀어내는 시원한 한큐를 봤을때의 느낌이 들었다.


바로 IPTV로 빠져 버려서 아쉬워 하고 있었는데 상영관에서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미국판 포스터는 와킨 피닉스가 마리화나를 꼬나물고 즐겁게 웃고 있는 얼굴인데, 일본과 우리나라 판은 담배를 꼬나물수가 없어서 약에 쩔어 피곤한 얼굴의 와킨 피닉스가 나온다. 이것도 개그지. 현실개그..


@CGV명동역

영화 상영도중에 또 이벤트가 일어났다. 자막을 따로 영사했는데 마지막 3분 시점에서 영사 사고가 일어 난 것. 결론적으로 CGV명동역 측에서는 사고가 일어났던 부분부터 다시 틀어 줬다. 그러나 한 분의 강력한 항의가 아니 었으면 다시 틀어 줬을까하는 의문이 생기는 미숙한 대처를 했다. 자막 영사사고가 일어 났는데 아무말없이 엔딩크레딧이 올라가서 사람들이 빠져나가버리고, 이 때 CGV직원은 나가는 문 앞에서 배웅인사를 열심심히 하고 있었다. 한분이 강력하게 항의를 하니 중간에 관리자 같은 분이 와서 그 부분부터 다시 틀어주겠다고 하고 끝. 나는 종이를 들고 왔길래 그 부분부터 읽어 주는줄 알고 긴장 했는데 다시 보여줘서 다행이라고 생각 했지만... 앞에서 이야기 한 항의하신 분은 미숙한 대처에 그냥 가버린 사람들은 어떻게 하냐고 한번 더 항의 하셨다. 나 같은 경우엔 순수하게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 서울까지 차비를 들여가며 갔는데, 영화가 중간에 끊겨서 환불이나 초대권을 다시 받는거 보다는 상영을 다시 해 주는게 더 나은 대처 방법이어서.. 여튼 재미 있는 상황이었음. 후에 검색을 해 보니 강력하게 항의 하신 두 분중 한분은 환불을 받으신듯 함.. 이렇게 논리적으로 주장 하는 것에 경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