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Carol, 2015)
2회차 관람
거의 만석이었다. 진상 관객도 없었다. 내 옆의 관객이 늦게 들어옴 + 초반에 오징어를 먹음이긴 했지만, 각 지방에서 들리는 섹스신에서의 무용담 같은건 없었다. 중간에 뛰쳐 나가는 사람도 없었다. 너무 많은 해석을 이미 알아 버리고 들어 버려서 영화를 볼 때 드는 의문이나 감동을 학습 하는 듯한 느낌이 있었지만, 있는 그대로 장면을 즐기기 위해 메모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2시간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친구랑 같이 봤는데, 처음 보는 친구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고 했다. 이 친구는 헤테로인지, 호모섹슈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름 답다는 것에는 동의 했다.
캐롤에 좀 더 집중을 하면서 보려고 했는데, 새로운 의미를 발견 했던건 캐롤의 전 연인 애비 였다. 첫 회차에서 테레즈가 애비한테 어떤 사이냐고 물었을 때 텍스트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음 + 전후 상황 파악에 바빴음 + 테레즈의 퀭한 눈빛에 마음이 아픔 때문에 단지 아주 친한 배꼽친구 정도로 생각 했는데, 다시 보니 하지랑 결혼 후에도 애비와 캐롤은 관계가 유지 되었고, 어느날 그 둘의 사랑은 끝이 난것 같았다. 감정의 긴장은 없어졌지만,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마음만은 여전히 남아 있는 관계가 아니었을까.
영화를 다 보고 밥을 먹으러 갔는데, 옆 테이블과의 간격이 너무 좁아서 하는 수 없이 연인 관계로 보이는 헤테로 커플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여자사람이 캐롤이라는 영화가 유행 하는것 같다고 하자, 남자 사람이 그거 19금이던데 무슨 내용이냐라고 물었고, 여자 사람이 동성애이지만는 정통 멜로물인것 같고, 평론가가 별 10개를 줬다고 대답하자, 남자가 그런거 좋아하냐고, 그리고 설마 남자 - 남자 인거냐고 물었다. 여자가 여자 - 여자 라고 대답하자 그러면 다행이고, 남자 - 남자 였으면 쌍욕하고 보러가면 때릴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여자는 정색하며 그런건 아니지만 유명하고 평이 좋아서 관심이 갔다라고 대답을 한 뒤 화제가 전환 되었고 나 또한 내 식사와 대화에 집중을 했다.
그리고 MPAA번호가 없다는걸 확실히 확인 했고, BFI가 있었다.
@CGV 대구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