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의 마음 - 김금희
2019년에 마이토라는 자아를 가상공간에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 읽고 있다는게, 한줄한줄 지금 읽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20대의 많은 시간을 가상의 얼굴 모를 사람들이랑 소통 하며 지냈는데, 여기 나오는 경애도 상수도 나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캐릭터의 특성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이어서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연트럴파크라던가, 델리스파이스라던가, 페이스북 페이지라던가, 끊임없이 떠오르는 유해광고 팝업창 등등등 지금 당장이라도 나에게서 일어 날 수 있는 일들. 그런의미에서 갖고 있는 배경 문화가 다르거나 시대가 다른 책을 읽을 때 내가 놓치는 부분이 얼마나 많을까 싶은 안타까움도 생겼다.
경애가 E(은총)의 기억들을 갈무리 하는것은 은총이 아직까지 존재 할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가 일련의 시간에 자신이 느낀 것을 블로그에 올린 새로운 블로그-예를들면 마이토 라는 사람이 2012년에서 2016년까지 하다만 이글루 같은 블로그-를 찾아내면 한동안 기분 좋게 그 얼굴 모를 사람의 공간을 찾아 다니며 읽는데 우연히 같은 영화를 비슷한 시간대에 봤다거나 하면 감성적인 생각이 떠오르며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 우연히 내가 앞지르며 스쳐 지나간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한다. 그래도 요즘엔 누군가의 특별 상영회를 하면 간단하게 트위터의 해시테그 검색이나 실시간 검색을 하면 아 어디쯤에 누구님이 계시겠구나 정도는 알 수 있기는 하지만..
이런 이야기나 경험은 지금 살고 있는 이 공간에서는 더이상 하기 힘들다는것이 마음이 아프다. 소중한 경험의 일부를 잃어버리고 있는 느낌.
처음에는 영화화 해도 재미있을것 같다고 생각 했는데 읽을수록 그 복잡합을 설명 하기엔 영화는 너무 짧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영화화 한다면 어떻게 각색했을지 엄청 기대하며 볼 수 있을것 같다.
마지막의 작가의 말의 짧은 두 문장도 좋다.
"이야기를 환성할 수 있었다. 마음을 다해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