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만이야
옛날에 누가 그랬다. 잡문을 쓰는데 시간을 낭비하면 정작 써야 하는 글을 못쓰니 잡문을 쓰지 말라고. 그래서 한동안 안썼다. 그렇다고 써야 하는 글을 쓰지도 않았다. 그냥 글을 안 썼다.
글을 안쓰니 글을쓰기 위해 채워야 하는 욕구도 줄어 들고 그러다보니 읽지도 보지도 않았다. 그저 10-20분의 즐거움을 주는 유튜브만 주야장천 보고 140자의 트위터만 자극제처럼 읽어 왔다.
그런데 내가 정말 안 썼는가를 타이핑을 하면서 생각 해 봤는데 메일은 엄청 쓴 것 같네 어제도 잠깐 출근해서 메일만 한시간 쓰고 퇴근 했다.. 일년동안 내가 쓴 글의 대부분은 업무 메일인듯..
아무튼 그동안 아무것도 안쓰고 제대로 읽지도 보지도 않았더니 블로그도 안해서 블로그가 휴면 계정으로 전환 되었다. 미국에 온지 2년 되는 시점이 지나니 휴면 계정으로 전환 되는게 참 많은데 나는 아직도 적응중이라고 생각 하는데 남겨둔 것들이 이제 내가 떠났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각종 쇼핑몰 휴면 계정 전환은 그렇다손 쳐도 얼마전에 받은 CGV 휴면계정 전환 통보는 묘한 감정-일종의 섭섭함과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주중에 열두번도 더 드나들며 주말 일정을 잡기위해 들여다 보던 영화관 앱이 휴면계정으로 전환 되다니.
아무튼 다시 좀 쓰려고 휴면 해지를 하고, 로그인을 다시 했는데 비밀번호를 변경 하라고 했다. 그런데 내가 기존의 비밀번호를 모르고 있다. 그건 크롬만 알고 있을 뿐이다. 비밀번호 하니 또 생각 하는게 있는데, 나는 아직도 지난 일터의 출입문 비밀번호는 알고 있는데, 가끔 지금 일하고 있는 일터 건물의 화장실 번호를 까먹을때가 있다. 이게 어떤 주기가 있는데 평소에 잘 입력하다가 어느 시점에 정말 까맣게 아무 기억이 없다. 뇌에는 분명 기억의 쪽지를 넣어둔 서랍이 있는데, 특히 이 화장실 비밀번호를 넣어둔 서랍은 안 열릴때가 많은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