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Her, 2013)
일전에 감상을 한번 썼었던 영화.. 종종 어둠의 경로를 이용하면 우리나라 개봉 이전에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그런 케이스. 나는 솔직히 이미 개봉했는 줄 알았다. 제목은 어느새 '허'에서 '그녀'로 바뀌어 있었다. 허,와 그녀,사이에는 어감이 다른것 같지만, 그녀도 그다지 나쁜거 같지는 않다. 사소한 이야기 배우라던가 소품이라던가 그런 이야기는 이미 했으므로 생략(심지어 지난번엔 메모까지 하면서 봤음). 영화를 세네번씩 보는 일은 극히 드문데 이번에 상영관에서 본 영화는 세번째 보는 영화였다. 그만큼 좋았다는 말. 색감, 느낌, 소리 모든게 좋았음.
항상 컴퓨터를 마주하고 SNS를 하고 있다보면 흔히 느낄 수 있는 감정들. 실제 사람과, SNS넘어서 사람 사이에서 혼란이 생기기도 하고 종종 SNS로만 보는 사람에게도 어떤 감정을 느낀다는 선에서 잘 발달된 OS에게 감정을 느끼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 요즘은 인공지능 또는 학습가능한 기계를 주제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가 너무 많다(내가 대충 생각해내는 것만 해도, 미국 CBS사의 Person of Interest, 트렌센더스(Transcendence, 2014), OS가 아니라 SNS넘어의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일들을 다룬 후아유(2002)).
사만다가 다른 사람과 동시에 감정을 나눠주고 있다는 점에서 시어도어가 실망하고 충격을 받는데, 시어도어의 마음도 이해가 가고, 사만다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나는 폴리아모리 인지는 아직 그런 상황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충분히 동시에 어떤 수준 이상으로 사람을 좋아 할 수 도 있을거 같다. 예전에 장현성이 '슈퍼맨이 돌아왔다(KBS, 2014)에서 첫째 아들을 너무 사랑 하는 중에 둘째가 생기면 둘째에게도 첫째와 같은 사랑을 주지 못할까봐 겁이 났는데, 막상 둘째가 태어나고 나니 첫째에 대한 사랑만큼 둘째에 대한 사랑이 어디선가 생기더리는 말을 빌어보면.. 물론 부모의 사랑과 타인에대한 사랑을 다르겠지만. 그리고 시어도어의 마음은 나는 그렇게 이기적이게도 여러사람을 각각 최고로 사랑하겠노라 하지만 사랑을 받는 입장에서 생각하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나만 사랑해줬으면 하는, 나말고 다른 사람을 더 좋아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함과, 질투 같은 마음.
지난번에 다루지 않았던 배우로는 에이미 애덤스. 애덤스 답게 아담하게? 생기고 목소리도 낭랑해서.. 예쁜배우 한명 추가요 하고 몇가지 정보를 살펴봤는데.. 1974년생... 언니를 넘어서는... ㅠㅠ
그리고 Perfect mom video game.. 이거 엄청 중독성 있어 보이는 게임.. 설탕 많은 시리올을 먹였더니 애들이 막 불안 증상으로 난동부림... 실제로 있나 싶어서 검색해보니 딱히 걸려드는 게임은 없음...
영화관에서 보고 인상에 남은 장면은 나의 최애조(鳥) 부엉이가 앉아있는 시어도어를 낙아채려는 듯한 장면.. 이건 크게봐야 멋있음.
@롯데 시네마 대구
참고자료
에이미 아담스 : http://movie.naver.com/movie/bi/pi/basic.nhn?code=12234
2014/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