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것(영화)/2014

제로법칙의 비밀(The Zero Theorem, 2013)

마이토 2014. 8. 27. 08:21

3회차

보면 볼수록 내가 비어버리는것 같은 공허함에 어쩔줄 모르겠지만 한번 더 봐야겠다.

더 보건 덜 보건 뭐 상관있겠냐만은.

 

+ 적성검사를 하면 항상 예술성은 마지막 순위의 적성이었다. 그만큼 예술에 대한 감각도 없고, 관심도 없었다. 요즘은 예술이 인간이 가장 생산성 있게 만들어 낼수 있는 경지가 아닐까 하지만 여하간 예술성이 깊은 사람이나, 예술에 관한 이야기는 내게있어 가장 자신 없는 사람과 분야.(요즘은 애술(愛術)이 더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니 잘할수 있는게 있기는 한가 하는 생각도 듦.) 그런데 그런 내게 있어 엄청나게 나를 끌어들이는 무엇인가가 있는것 같다. 많은 영화전문가들은 혹평을 하고 있다지만 뭐 언제는 그런거 신경썼나... 테리길리엄 감독은 비주얼리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고 한다. 첫 장면은 다시봐도 이렇다할만한게 없는것 같지만 나를 매혹시킨것이 있다. 그 블랙홀장면. 블랙홀 장면은 봐도봐도 너무 좋다. 영화 중간중간에 나오는것도 너무 좋다. 이렇게 그냥 블랙홀로 빨려들어갔으면 좋겠다. 최근 사는게 좀 귀찮아짐...

 

세번째 보니까 이제 영화 흐름은 대충 다 알고 있고 영화 주변의 것들, 플롯과 플롯이 이어지는 순서를 볼 수 있게 되었는데, 음.. 뭔가 순서가 내가 알고 있던게 아닌것 같은 느낌도 들고, 중간중간에 회상하는 장면 그러니까 시간 흐름이 좀 카세트 형식으로 바뀌는것 같은데 그런것을 빨리 알아차리고 즐겨볼 수 있어서 좋다. 예를들면 코언이 조비가 초대한 파티에 다녀오고 난 다음날 멍하게 회사에서 손바닥에 적힌 숫자를 보는데, 물론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이 번호가 베인슬리 번호라는것을 단박에 알아차리겠지만 이것을 적게 된 경위는 생각보다 뒷편에서 연상으로 알려주게 된다. 아마 베인슬리와 헤어지고(언제는 사귀었냐만은) 멍하게 생각하는 장면..

 

다음번에 보는것이 아마 상영관에서 마지막으로 보는 기회가 되겠지만 다음번에 볼때는 대사를 적어가면서 봐야겠다....

 

@동성아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