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언덕(2014)
*첫대사:
*감독: 홍상수
홍상수감독의 영화라 인식하고 처음 보는영화가 아닐까 한다. 아마 99%의 확률로 처음 보는데, 팟캐스트<빨간책방>의 진행자 이동진이 워낙에 좋아하는 감독이어서 몇몇 장면 - 술먹는 장면-은 그냥 너무 익숙했다. 이게 이 사람의 영화려니 했다. 그리고 이걸 나름 포인트 삼아 즐길 수 있었다.
카메라의 시선이 줌 인/아웃을 많이 해서 재미 있었다. 내가 사물을 볼때도 스캔..스캔..스캔..스캔.. 상태이다가 흥미로운게 생기면 10000 X배줌 뭐 이런 상태로 보는것 같은데 그런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시점이 왔다갔다 하는줄도 모르고 조금 혼란스러웠는데, 편지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뒤죽박죽에 한장은 빼먹었으니 그냥 편지를 읽는 셈 치면서 영화를 즐기면 되는 거였다.
카세료가 읽고 있는 책의 제목이 시간인데 카세료가 가진 의문, "시간은 왜 연속적이어야 하는가"가... 정말 내가 요즘 가장 괴로워 하는 포인트 인것 같다. 카세료의 설명에 따르면 인간의 뇌가 그렇게 인식하게 발달되어서 그렇다는데 너무 rough하다. 왜 자고 일어나면 현재여야 하는가 말이다. 자고 일어나가나 꼭 그렇지 않더라도 어느순간 시점을 옮길수는 없을까. 시간이 흐른다는건 무엇인가 말이다. 그리고 시간은 꼭 일방향성이어야 하는가. 시간의 존재는 무엇인가, 어떻게 시간을 느끼는가, 아니 왜 시간을 느끼는가. 시간은 물리적 영역인가, 정신적 영역인가.. 등등 저 책 내가 읽어야 겠다......................(번역본 없나요 일어는 잼병이라)
너무 웃긴 장면이 있어서 결국 꺽꺽거리며 육성으로 웃어 버렸는데, 내 생각에 이 영화의 주인공은 꾸미가 아닐까 한다. 꾸미는 실제로 엔딩크레딧에도 나왔다. 실명도 꾸미라 한다. 노견과 같이 살고 있어서 공감 할 수 있는 몇가지 웃긴 장면들이 있었다. 가장 빵 터지면서 어깨에 진도 10의 지진이 일어났던 장면은 꾸미가 노끈에 묶여 있다가 영선(문소리)이 찾아왔는데 반기는 기색은 전혀 없었고 꼭 인형처럼 완전 뽀뽀뽀뽀 당하는 장면의 아이러니가 너무 웃기고(좋아서) 꿈이가 나올때마다 너무 웃었다. 그런데 꾸미 완전 연기 잘함.. 모리가 처음 집 나온 꾸미를 발견했을때 꾸미가 어떻게 팽~하게 반대 골목으록 가게 했는지는.. 정말.. 신통방통한 장면인것 같다.
시간도 적당하고 영어로 대사를 했는데 한국어를 그냥 듣는 느낌이었고 재미 만점. 엔딩크레딧의 배경이 노란색이라서 완전 마음에 드는데, 감사한 사람들에 하혜진도 있었고, 예지원도 있어서 이것도 좋았음.
중간에 한 인물이 상원의 오지랖성 안부묻기에 굉장히 히스테리컬 하게 반응하는데, 나는어째 그 사람 편에서 상원을 원망하는 입장이었다. 누군가의 행동에 반응하기가 힘들때가 있는데, 이것의 근본원인이 나라며 비난하는 사람이라니 꼰대다, 꼰대.
권 역할로 나오는 서영화라는 배우의 목소리도 완전 매력적이었다. 김애란작가 + 한강작가의 목소리, 저음에다가 혀를 넓게 펴서 밑에 무엇인가를 넣어둔 것 처럼 발음하는 그 느낌도 좋은데 영화 내내 편지를 읽느라 대사를 많이 못들어서 아쉽아쉽. 그런데 사실.. 내 안면인식장애가 또 발동해서 한동안 문소리와 서영화를 구분하지 못했다.................
자유의 언덕은 지유가오카라는 이름의 북촌에 있는 카페를 가리키는 말이다. 도쿄여행을 하면서 익숙한 이름이어서 찾아봤는데, 지유가오카는 가지 않았다.(고급 쇼핑타운이라고 한다.)
@롯데 시네마 대구 D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