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를 때 잘 이용하는 방법 중 하나인 영화의 레퍼런스를 찾아 읽기 방식으로 택했다. 일차적으로는.


보통 영화랑 연결된 책을 읽을 때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면 영화의 뒷 이야기를 자세하게 알게 되는데 의의를 두고 읽고, 영화를 보기전에 미리 읽을땐 이야기를 파악하고 내가 상상한 것과 영화에서 표현 되는 장면을 비교 하면서 읽는 방식을 취하지만, 캐롤은 특별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각색하는 사람의 역할에 대해 한번 더 생각 해 볼 기회가 되었다. 책에서 다룬 요소를 영화에서 쓰는데 그 흐름을 조금씩 바꿔놓는 방식.. 영화를 여러번 보고 책을 보았기에 영화를 잘 기억할 수 있어서 가능 했던것 같다. 좀 더 심층 분석을 하고 싶은데, 그러면 논문 쓰는 기분이 날 것 같다.


소설은 테레즈의 시점이고, 처음엔 문장이 막 던져지는 기분이었다. 묘사를 단순하게 하는데, 만약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 그 이면의 뜻을 못 알아차렸을 것 같다. 예를들면 워털루에서 잠자리를 같이 하기 전에 침대를 같이 쓰는 장면에서 <"침대 봤지?" / 더블베드 한 개 뿐이었다.>로 묘사 되고 끝.


영화를 4번째 볼때 쯤 부터 애비에게 눈길이 자꾸 갔는데, 이번 소설에서도 애비의 사려 깊음에 속이 터졌다 왜! 왜 저렇게 절대적으로 캐롤에게 헌신 하는 것인지! 애비도 눈길을 주고 있는 빨간머리와 잘 되었으면 한다. 부디 애비 시점의 소설이나 영화가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


책 후반부의 테레즈에게는 이입할 수 없었고, 테레즈에게 화가 나고 속이 터졌지만 초반부의 테레즈에게는 이입을 많이 할 수 있었다. 언니를 좋아했던 내가 자꾸 떠올랐다. 뭘해도 예뻐보이고 뭘 해도 세상에서 가장 최고 처럼 보이고, 반면 나는 한없이 작아 보이고. 특히 캐롤이 여행을 떠날거라고 이야기를 던졌을 때 테레즈가 한달이나 얼굴을 못 볼 생각에 혼자 슬퍼 하던 장면에선 그 마음을 101% 이해 했다. 언니가 한달 정도 여행을 갔을때 막 언니에 대한 마음이 생겼던 무렵이었는데, 여행가는걸 미리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 시기가 다가 오니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던.. 그리고 테레즈가 애비를 경계하며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있었다가 나중엔 애비에게 의지 하는 느낌또한 언니의 애비 언니와 언니가 떠난뒤에 교류하고 만나는 지금의 나..


그리고 리처드와 교류하던 무렵의 테레즈는 감정과 판단이 들쑥 날쑥 해서 인격장애처럼 보였다..ㅋㅋㅋㅋ 리처드한텐 어쩜 그렇게 강철벽인지, 연줄 끊었을 때 광광 울던것도 웃겼다. 초반엔 장르가 코믹 같음.


그리고 이번 영화 번역에서 화제가 되었던 flung out of space는 '별에서 온'으로 번역이 되었다.


책이 처음 번역되어 출간 되었을때 옮긴이의 말이 문제가 되었고 이는 번역의 전반적인 품질에 대해 의심을 하게 만들었다. 옮긴이의 말은 여전히 읽지 않았지만, 번역이 문제였는지, 원서가 문제였는지 설명이 뜬 느낌이 종종 있었는데, 그건 원서를 깊이있게 읽지 못하는 나를 탓해 보며 원서를 다시 읽어보고 판단해야겠다. 그리고 캐롤이 테레즈의 나이를 짐작하고 나서 반말을 시작 하는건 이제는 이렇게 번역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번역자, 가수 및 작곡가의 소수자에 대한 관념이나, 여성 차별/혐오적 발언과 창작물이 트위터에서 조리돌림 되고 있는데, 예술가 및 예술가의 작품을 설명 해 주는 번역자 및 평론가는 좀 더 사회적 흐름에서 앞서 나가서 민감하게 반응을 할 수 있어야 좋은 자질을 가진 예술가 및 예술관련 종사자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해석하고 표현 하는 사람일수록. 예술가에게 너무 많은것을 바라는 건가 싶다가도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마무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