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랭이라는 동생이 있었다.

두살 어렸는데, 대학교 4학년 때 방학동안 학교에서 하는 영어수업 프로그램 오리엔테이션에서 한눈에 반했다. 그때는 뿔테 안경이 흔하지 않았는데, 뿔테안경에 긴 생머리를 하고 있었다. 텍사스에서 오신 원어민 선생님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고, 메건이라는 선생님이 본인은 네바다 출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네바다의 유명 도시가 어딘지 아냐고 물었는데, 헐랭이가 손을 들어서 "라스베이거스"라고 했다. 그때의 나는 라스베가스면 베가스지 베이거스라니!! 하며 멋있다고 생각 했다.

그렇게 오리엔테이션을 끝내고, 저 아이와 같은반 하면 좋겠지만 쟤는 영어를 엄청 잘하는것 같으니 나는 같은반은 못하겠네.. 아쉽.. 이러고 있었다. 그리고 의외로 상급반에 배정되어서 헐랭이랑 같은 반을 했다... 아마 상급반에서 가장 실력이 나쁜 사람이었던것 같다. 대부분 영문과, 불문 이거나, 언어학 학위과정에 있거나, 현직 영어 교사가 있는 반이었는데.. 매일 나오는 숙제로도 엄청 벅찼다. 초반에 숙제 하는것 조차 너무 어려워서 대학교 4학년이 아침에 숙제를 하다가 울었다.. 그래도 반을 옮기지 않았던건 영어를 잘해보겠다는 결심 보단.. 헐랭이랑 친해지고자 하는 욕심에.. 그리고 내 담임반 선생님이 더 예뻤다...(ㅋㅋㅋ) 

아침에 조금 늦게 가서 일부러 헐랭이 옆에 앉고 파트너가 되기 위해 책상 수를 조절 하는 등 나름 치밀하게 움직여서 친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