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을 2~3년 전에 읽었으면 이해 못했을것 같다. 아니 1년 전으로 돌아가기만 해도 될것 같다.

지금도 그 고통에 대해 내가 온전히 이해하는것 같지는 않지만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것 같다. 그리고 그게 인간의 본연의 감정인지, 특정한 몇몇에게만 나타나는 감정인지는 잘 모르겠다.

생을 스스로 마감한 작가들의 책은 어딘가 결말을 알고 읽는 느낌이 들어서 항상 입안이 쓴 느낌이다.(늘 커피를 마셔서 그런가)

 

소설 중반부 쯤에 이런 내용이 있다. (늘 그렇지만 메모를 하고 싶은 부분은 하룻밤만 지나면 왜 메모가 하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것 같다. 무튼 읽을 당시에는 메모를 하고 싶었던 부분이다.)

 넙치의 말투에는, 아니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말투에는 이처럼 까다롭고 어딘지 애매모호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미묘한 복잡함이 있어서, 거의 무익하게 생각되는 이 엄중한 경계와 무수한 성가신 술책에 저는 언제나 당혹하고 에이 귀찮아, 아무래도 상관없어, 라는 기분이 되어 농담으로 돌리거나 무언으로 수긍하고, 말하자면 패배자의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때도 넙치가 저한테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말해 주었더라면 끝날 일이었던 것을 나중에 알고서 넙치의 불필요한 경계심, 아니 이 세상 사람들의 불가사의한 허영과 체면 차리기에 말할 수 없이 암울해졌습니다. p78

 

2004년 1판 1쇄

2013년 1판 40쇄

옮긴이 김춘미

민음사

 

책은 두개의 소설로 구분되어 있다. 인간실격, 직소(直訴)